아직도 내 아장걸음 남아있는 그곳 - 동해선 호계역[2021.11.28]



자신의 어린시절을 추억하던 한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 드립니다..

 

  호계역

내 아장걸음으로 빠져나가던
호계역을 지나면서
아련한 기억으로 돌아보는 세월은
추억이 아니네
추억이 아닌 전설뿐이네
그토록 타보고 싶던
칙칙폭폭 차
기적 속 흰연기 위로 나타나는
희미한 얼굴
아무래도 몸을 떨게 하는
전설뿐이네
살아있을까
봉선화 물들인 내 색시는 살아있을까
아직도 내 아장걸음 남아있는
호계리 호계역.

-시집「처용에게 고한다」에서, 최종두 작  


영천~태화간 구간의 이설을 앞두고 하루 바삐 사라질 예정인 역들을 둘러보는 둘러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기억들을 고이 간직해보기 위해 무궁화호에 올라탑니다.

오늘의 여행은 포항역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포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먼저 호계역부터 갑니다.
호계역을 향하던 도중 맞게된 아침 햇살입니다.


이른 새벽 열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어느덧 호계역에 도착하였습니다.



깜깜한 새벽 포항역을 출발한 열차는 해가 뜰 무렵 호계역에 도착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역에 내립니다.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역을 벗어납니다.
보통은 열차가 역을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게 하던데 열차가 바로 떠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마침 태화강을 떠난 열차가 호계역으로 들어옵니다.
승강장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줄줄이 열차에 올라탑니다.
마주오던 열차를 기다리던 열차는 다시 태화강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한 것을 확인한 승무원도 바로 열차에 올라탑니다.
이윽고 열차는 호계역을 떠납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걸까요?
새벽녘이 밝아오는 호계역
이른 새벽 추위를 피해 서둘러 역으로 들어갑니다.
대기실에 들어와 히터로 다시 체온을 올려봅니다.
역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열차들이 정차합니다.
역 바로앞 가게는 이름 그대로 기차여행이군요!
승객들을 태우고 다시 고요해진 호계역
역 바로 옆 공영주차장은 상당히 많은 차량들이 보였습니다. 승객들 보다는 동네 사람들 위주겠지요?
역 규모에 비해 자동발매기가 무려 2대가 동시에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동시 발열 체크는 꼼꼼히!
잠시 돌아다니던 사이 맞이방에 사람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곧 열차가 들어올 듯 합니다.
호계역 근처를 돌아다니던 도중 흥미로운 조형물을 마주하였습니다.
호계역을 기억에 남겨두기 위한 기념비로 보입니다. 100주년을 앞두고 사라진다는게 참으로 아쉽습니다.
저 멀리 호계역을 앞두고
호계역은 동네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호계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새 사람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잠시후 태화강역을 떠난 열차가 다가옵니다.
아침 햇살을 가득 받은 무궁화호의 모습
열차가 멈추자 사람들이 열차에 탑승합니다.
이제 저도 호계역을 떠나 호계역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있는 불국사역으로 떠납니다.


연말 연시 행사처럼 역들이 사라져가는 모습들이 싸늘할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나마 추억속이 고이 간직할 수 있어 기쁘기도 합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백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던 불국사역에서 글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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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와 함께 사라지다 - 중앙선 송포역, 임포역, 모량역, 율동역[2021.11.21]


사실 저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역들은 기차여행을 하면서 무심코 지나쳐 가던 곳들을 꼭 한 번 다시 가보자 하였음에도 차마 가보지 못했던 역들이었습니다. 지금이나마 이렇게 기억을 되살리며 사라져가는 역들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도 언젠가는 또한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1년 이후 열차를 더이상 볼수 없게되는 역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특히 현재 여객 취급 조차 하고 있지 않아 존재 조차 희미한 역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방문한 곳은 송포역입니다.


 송포역은 영천역을 지나 경주 방면에서 지나치게 되는 첫 번째 역으로서 2007년 6월부터 여객 취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워낙 존재감이 희미하다보니 열차를 타고서도 지나치는 것도 모를 정도지요.

여객 취급이 중단된 역은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여객 취급 당시 사용하였던 가로등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역 주변에 샛길이 있어 지나가보았더니 어느새 역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신호장으로 사용되는 역이다보니 딱히 볼만한건 없어 보입니다.

송포역을 지나 바로 다음역인 임포역으로 가보았습니다.

임포역길 바로 입구에 임포역이 있음을 알리는 간판이 보입니다.

저 골목 끝부분에 역 하나가 서있는것 같은데요
길따라 닿는 곳에서 임포역이 우리들을 맞이합니다.
여객 중단된 역들이 그러하듯이 모든 창문과 출입구가 봉쇄되어 있습니다.
지금 역 앞마당은 동네 사람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듯 합니다.
흥미롭게도 임포역에는 시가 적혀 있는 비석이 서 있습니다.
잠시 자리에 서서 시를 읽어봅니다.

임포역

병술년 박혜수 짓고 혜정 류영희 쓰다

가을걷이 다 끝난 노을
낮달 바짝 바짝 껴안고
가을에 피는 겨울꽃들
눈물 쪼아 거뒤거는
볏가리 짚단
돌할매 돌에 불지핀
북안면 가을 빈 들녘
가을 언덕 울먹울먹
할매 돌바위 가슴
얼레 얼레 억새 허리
가슴 속살 뒤흔들다
만불산 청동불상
가슴 속 탄 가슴 눈물샘 오락가락
가을 새소리 이삭 여물고
신라 천년 우는가슴
선잠 깬 가을바다
보랏빛 보리밭 가을 타는 임포역
햇무리 해따라 눈부신 젊은네 사랑
논두렁 밭두렁에서 우는
사랑의 기도 사랑의 노래
네 눈물 서서 네 삶의 네 희망을
희망기도 기다림 임포역에 서있네

 

울타리 너머로 역 내부를 둘러봅니다.
역 내부는 사람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군요.
이전에 다루었던 아화역과 건천역을 건너뛰고 바로 모량역을 만나보겠습니다.


모량역의 위치는 놀랍게도 주변이 온통 논밭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주변에 칩 한채 보기 어려운 골목 사이에 모량역이 숨어 있습니다.
이젠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역이 된 모량역
여객 취급이 중단된지 14년이 되었지만 얼마전까지 사용한 것 같은 걸레 두 개가 보입니다.
모량역 옆에 꿋꿋어 서있던 은행나무
오랜 세월을 보낸 역 답게 문조차 굉장히 오래 되어 보입니다.
바로 옆 화장실은 보아하니 좀만 참고 열차에서 해결하고 싶은 비주얼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타는곳으로 건너가는 곳은 낙엽을이 쌓여있지 않군요.
나무판자가 떨어진 실내에서 바라본 모량역 맞이방. 열차시간표가 가려져 있네요.
창문 바로 옆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모량역은 바로 옆 KTX가 달리는 고속선 위에서 신호장으로 부활해 있습니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열차 소리가 모량역의 고요함을 밀어냅니다.
역 앞으로는 새로운 중앙선 기찻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저 곳에서 KTX이음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다음으로 신호장인 율동역에 가보았습니다.

율동역은 몇몇 민가들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여객을 하던 적이 없었던 역이다보니 역 주변에 특별한건 없어보였습니다.
열차가 운행중인 선로에는 가급적이면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신호장이지만 더이상 열차들이 다니지 않게된다는건 여러모로 아쉽기만 합니다.
율동역을 지나는 열차들은 몇몇 민가들 사이를 지나갑니다.
고요한 마을속에서 요란한 굉음을 내던 건널목도 그 역할을 다 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건널목에서 율동역을 바라본 모습. 차후 이 곳은 마을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될 공터가 될 거 같습니다.
경주역 방향을 바라본 모습

 

 율동역을 출발한 열차는 경주 시내를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옛 서경주역 위치를 찾던 중 기관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화물을 싣고 달려가는 열차는 포스코 제철소를 향해 달리는듯 합니다.
멍하니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다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어 다시 언덕을 내려왔습니다.

이상으로 중앙선 영천~서경주 구간의 역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천년고도 경주 시내를 달리던 열차들은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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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간이역, 다시 부활할것인가 - 중앙선 아화역[2021.11.21]

 

 교통 패턴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게 되는 간이역들은 소리소문 없이 여객이 중단되고 급기야 폐역이 되는 운명을 맞이하는 모습들을 보아왔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객까지 중단되었던 역이 새로운 역으로 다시 부활하여 여객을 개시하는 역이 있습니다.

 올해 초 다시 여객을 개시하였다가 폐역되었던 반곡역의 사례처럼 극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운행이 중단되었던 역이 재개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재의 아화역의 모습과 새로운 모습의 아화역을 담아보았습니다.

 

아화역은 경주시 서면의 면소재지인 아화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2008년부터 운행이 중단되어 13년째 방치되어 있는 아화역
역내 타는곳은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천역 방면으로 더 걸어서 있는 건널목에서 바라본 아화역
마침 건널목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영천에서 출발한 무궁화호가 달려옵니다
3량짜리 열차는 확실히 눈에 확 들어옵니다
그렇게 열차는 건널목을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렇게 열차는 경주역을 향하여 달려갑니다.

이제 새롭게 건설된 아화역을 보러 가봅니다.

 

 

새롭게 건설된 아화역은 심곡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새롭게 건설된 아화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역명판까지 올린것으로 보아 심곡리에서도 아화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려나 봅니다
타는곳에서도 역명판을 세워놓았습니다.
좀 더 가까이 와본 아화역
1918년 처음 세워졌던 과거의 역사를 계속 이어가기 된 아화역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영천역~모량역 사이에 있는 쓸쓸한 폐역들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다음 포스팅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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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아파트가 역세권인 간이역 - 중앙선 건천역 [2021.11.21]

 

 안강역에서 탑승하였던 무궁화호를 타고 경주역과 신경주역을 지나 건천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역은 내년이면 더이상 볼 수 없는 곳이기에 항상 지나가기만 하던 이 역을 한 번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초역세권 아파트가 저를 반겨줍니다.
희안하게도 건천역의 승강장은 1번과 2번은 건너뛰고 3번과 4번이 있습니다.
옛날에 사옹하던 역명판에 스티커를 붙여 꾸며놓았습니다.
어느새 열차의 문이 닫히고
열차는 영천역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모순적이게도 아화역과 모량역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건천역은 폐역된다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건천역 플랫픔을 빠져나가는 무궁화호
다시 고요해진 건천역
벌써 열차는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비록 중앙선 구간이지만 청량리나 태화강으로 가는 열차는 탈 수 없다는게 아쉽군요.
드디어 맞이하게된 건천역
간이역 앞 아파트라는 조합이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 보는건 상당히 생소했습니다.
간이역 앞 아피트란 이런 느낌일까요?
화장실 입구를 기와 모양으로 꾸며놓았군요.
안강역에 비해 맞이방은 조촐합니다.
동대구역에 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서경주 환승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의외입니다. 가격은 1900이나 비싼데 말이지요.
요즘은 인터넷을 통한 예매가 쉬워지다 보니 사람 적은 간이역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예매하는 것이 더 편해졌지요.
출입문 바깥에는 은행나무가 빼꼼히 보입니다.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역 주변을 장식해줍니다.
노란 은행나뭇잎이 깔린 길을 나오면
이렇게 아담한 4거리가 나옵니다.
역에서 나와 건천읍내로 걷다보면
읍내에 위치한 전통시장에 갈 수 있습니다.

 

건천전통시장은 생각보다 작은 편입니다

 

시장 인근 밀면집에서 일단 점심식사를 하였고요!
이 철교 건너편에는 작은 건널목 하나가 있습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을 들어가다보면
이렇게 두 집 사이로 건널목 하나가 있습니다.
길이 상당히 좁은 편이라 양쪽에서 차량이 지날 경우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조전2건널목
그나마 반대편은 차량이 피할 수 있는 여유공간이 보입니다.
건널목 근처에는 이렇게 고양이상이 앉아있군요
요즘같은 때에는 이렇게 길 조차 안만들어 줄 겁니다.
이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건천역입니다.
모량으로 쭉 뻗어나가는 철길
그 때 건널목이 요란한 소리를 울립니다.
그 사이 열차가 지나가나봅니다.
부전에서 출발한 무궁화호로 보입니다.
눈깜빡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건널목을 지나갑니다.
이제 돌아가야지 하고 반대편으로 넘어가 있었는데 이윽고 또다시 요란한 경고음이 울립니다.
건천역에서 방금 지나간 열차와 교행을 기다리던 열차였나봅니다.
그렇게 열차는 떠나고 2022년부터 이 곳에서는 땡땡거리는 건널목 소리를 들을 수 없겠지요.

 열차안에서 구경만 해왔던 통과역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새롭게 건설되는 아화역과 그외의 역들을 보기 위해 저는 다시 한 번 발길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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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서울행 열차를 탈 수 있을까 - 동해선 안강역 [2021.11.21]

 

 2021년 12월 경주를 달리던 무궁화호 철길에 대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수십년간 경주 시내에 있던 경주역이 폐역되고 모든 철길이 신경주역으로 연결됨에 따라 경주 내의 무궁화호가 다니던 옛 철길들이 이설되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과거 서울행 새마을호가 서던 안강역도 역의 위치를 옮기면서 서울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게 된다는군요.

 

 이제 한달 후 많은 변화를 보이게 될 안강역을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안강역으로 향하던 도중 고개를 돌려보니 기관차 하나가 지나갑니다.
괴동역 포항제철소에 사용될 것들을 실어나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안강역을 향해 걸어갑니다.
의외로 안강역은 ㄱ자로 꺽여잇는 좁은길 모퉁이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과연 철도여행을 목적으로 주차하는 차량들만 있을까요?
놀랍게도 이 역은 정면으로 출입구가 없습니다.
이렇게 옆쪽으로 나있는 계단을 통해 역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2층 옆면으로 역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계단 옆으로는 경사로가 있어 좀 더 쉽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는 않지만 대기실 자리는 상당히 넉넉하게 되어 있습니다.
운영시간이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로 나와있는데 왠지 순서가 바뀐거 같습니다.
매표소 및 맞이방
역내에는 3개의 철길이 지나고 있습니다.
건너야 할 철길이 3개이다보니 제법 거리가 있습니다.
도착 10분 전까지는 이렇게 문을 굳게 닫아둡니다.
다시 맞이방으로 들어갑니다.
대기실 크기가 크다보니 좀 더 넉넉한 기분이 듭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 승강장으로 들어옵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승강장은 포항행입니다.
이제 건너편 승강장으로 건너갑니다.
역 건너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노란 단풍들을 이쁘게 꾸며놓았습니다.
가로등에는 옛날 스타일의 안강역 역명이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지워져 있습니다.
타는곳 2번에서 바라본 안강역 뒷모습
대기실은 경주역 방향 승강장에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포항 방면 승강장 뒷편에서 바라본 두 역명판
철길 사이를 두고 소나무와 은행나무가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과거 새마을호가 지나다니던 때엔 서울 방면 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이름만 남아버렸습니다
대기실 내부는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의자가 많이 있습니다.
포항방면 역명판 안쪽부분은 여객취급을 하는 경주역과 포항역이 적혀있습니다. 뒷면은 그대로인데 말이지요.
어느덧 동대구행 열차가 들어옵니다.
3칸짜리 디젤동차이군요
벌써부터 열차 겉면이 상당히 낡아보입니다.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건너편에서 부전발 포항행 무궁화호와 교행한 후 열차는 경주로 출발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안강역에서 서울행 ITX-새마을을 타고 달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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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방 디자인이 매력적인곳 - 수도권 1호선 탕정역 [2021.10.30]

 어느새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부는것만 같았던 10월 중순이 지난 2021년 10월 30일의 가을은 제법 따뜻했습니다. 시베리아 기단이 맹렬하게 한반도를 차갑게 만들었던 순간은 온데간데 없이 다시 여름이 되는건 아닌가 할 정도로 날씨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을 없이 바로 겨울이 찾아온 것만은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나들이 하기 좋은 가을 날씨를 어떻게 즐길까 고민하던 중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을 구경해보기 위해 아산에 다녀와 보았습니다.

 

천안 급행을 타고 왔건만 신창행 열차를 기다리는데 무려 40분이나 걸렸습니다.

 

아산역 스크린도어 안쪽은 수정이 안되어 아직은 배방역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역명이 아직 추가되지 않았는지 '회송'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군요.
드디어 도착한 탕정역. 노선도에도 벌써 반영이 되어 있군요.
탕정역 개통식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타는곳의 디자인은 상당히 깔끔합니다.

 

출구로 가는길
비록 작은 규모의 역이지만 디자인은 상당히 신경써서 설계한 듯 보입니다.
탕정역 개통 당일 역앞 모습
역의 반대편은 아직 공터입니다.

 

건너 마을에서도 역 개통을 축하하는 분위기
장항선에서만 운행되는 새마을호 열차가 탕정역을 통과합니다.
역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탕정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열차는 1시간에 1~3대 정도 운행되는듯 합니다.
잠시후 도착하는 광운대행 열차를 타고 집으로 복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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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명소가 있던 논두렁 위 철길을 달리던 기차가 있던 곳- 장항선 웅천역[2020.12.19]

 

 제가 기차 여행을 좋아하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세상 구경을 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시절 내일로 티켓을 끊고 기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던 추억들이 바쁜 일상을 보내던 도중에 돌아보면 참으로 열정적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지요.

 

 지난 2020년 겨울, 중앙선과 장항선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약 1달간의 기간 사이에 철길이 개량되어 이설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바쁜 일상을 핑계로 여행을 미루다 마음먹고 다시 한 번 여행길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됩니다. 과거에 제가 지나가던 곳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질 때 즈음 홀연히 기차를 타고 여정을 떠나던 지난 제 모습이 한 편으로는 여전히 어린날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구 웅천역 이야기도 이 글을 작성하는 2021년 7월 시점에서는 이설된지 이미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겠다는 의지만 크던 저에게 실천이 어려움을 체감하였던 순간이기도 하네요. 비록 늦은 포스팅입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옛 웅천역은 양쪽 방향에서 오던 열차가 교행하던 역이기도 했습니다.

왼쪽에는 한때 무궁화호였던 객차에 ITX새마을 도색을 입힌 새마을호 객차가 있습니다. 

이 새마을호는 지금도 장항선에서 달리고 있지요.

웅천역에서 교행을 마친 새마을호는 천안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기차가 떠난 웅천역은 고요함이 남아있습니다.

웅천역을 중심으로 대천역과 판교역은 개량이 완료되었지요.

그러함에도 웅천역 구간만은 개량구간을 피해 지금껏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웅천역의 뒷모습

그러한 웅천역도 이제는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이 새로운 역으로 이사갑니다.

역에 들어오자마자 체온측정이 이루어집니다.

역 내에는 홍보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표를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매표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던 역이었던 듯 합니다.

장항선의 열차 배차를 보면 무궁화 반 새마을 반이다 보니 거의 1시간 마다 열차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웅천역 외부의 모습

역 근처에는 바로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역 앞 사거리는 흔한 시골역의 풍경입니다.

동네를 지나다 철길 아래 굴다리를 지납니다.

굴다리 및 벽은 카카오 프랜즈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웅천역에서 장항 방향으로 출발하게 될 때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건널목입니다.

웅천역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장항 방면을 보고 찍은 사진

잠시후 장항 방면으로부터 무궁화호 한 편성이 들어옵니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의 정적을 깨며

무궁화호는 건널목을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렇게 건널목을 벗어난 열차는 웅천역에 들어옵니다.

웅천역에 도착해 손님들을 내려주는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간 자리는 다시 정적이 흐르고...

역 주변을 돌아다니다 새로 이전하게 될 웅천역을 맞이합니다.

새롭게 지어진 웅천역 바로 옆에는 작은 아파트가 역세권이 되어있군요.

새롭게 건설된 웅천역은 고가 위에 건설되어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갑자기 멀리서 열차 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세히 보니 천안 방향에서 열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해당 구간은 장항선 촬영 명소로 유명한 논두렁 포인트입니다.

철길에 접근해보니 한적한 논밭 중간을 열차가 휘감으며 달리는 구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두 무단횡단을 해서인지 샛길이 나있습니다.

딱 이 자리에서 열차가 지나갈 때 좋은 사진 한 장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구 장항선과 신 장항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입니다.

생각보다 논두렁 포인트가 탁 트이다 보니 새로운 철길로 지나다니는 열차를 촬영하기엔 여전히 좋은 입지 같습니다.

다시 웅천역 앞 사거리로 이동합니다.

이제 웅천역을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기차가 다니는 역으로서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잠시.. 어느덧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가 웅천역으로 들어옵니다.

과거 해운대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습니다.

이렇게 하여 지금은 사라진 구 웅천역의 추억을 조금이나마 남겨봅니다.

2021년의 남은 절반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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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침을 맞이하며 - 중앙선 단성역과 희방사역[2020.12.12]

 이전 포스팅을 통해 폐역 직전의 죽령역을 남았던 바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죽령역을 다녀온 후 돌아오는 과정에서 보았던 단성역과 희방사역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단셩역은 36번 국도가 지나가던 길에 위치해 있습니다.
역 바로 앞에는 36번 국도로 접근할 수 있는 삼거리가 있습니다.
단성역 진입로. 언덕을 넘기 전에는 역이 보이지 않아 차를 타고 지나갈 때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업이 중단된 단성역은 건설회사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중앙선 복선철도를 건설하는 현대건설과 국가철도공단의 사무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역건물은 거의 창고와 다름없이 사용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단성역 왼편에 있는 공터에서 철길을 발견합니다.
무궁화호가 순식간에 단성역을 통과합니다.
다시 단양역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날이 밝아서 찾아온 단양역의 모습
단양역의 역명판에는 제천과 풍기역으로 바로 넘어가는군요.
희방사역이 정말로 사라지는구나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기다리던 도중 무궁화호가 단양역으로 들어옵니다.
안동까지 운행되는 무궁화호. 안동역이 이설된 지금은 영주까지만 운행되고 있습니다.
영주역으로 이동하던 도중 마지막으로 희방사역을 바라봅니다.
몇몇 사람들도 무궁화호에서 내려 희방사역의 마지막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는 더이상 희방사역에서 이 광경을 볼 수 없게 되었군요.
불과 며칠후면 더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지만 몇몇 등산객들이 희방사역에 찾아왔습니다.
지난 1942년부터 78년간 자리를 지킨 희방사역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영주역을 가던 도중 보게된 새 중앙선 철길. 지금 즈음이면 많은 열차들이 저 길을 다니겠지요!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KTX-이음이 다니고 있을 이 철길이 과연 많은 변화를 보여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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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를 타고 아침을 맞이하다 - 중앙선 단양역과 죽령역[2020.12.12]

 

 어느덧 2021년 새해가 밝은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장항선 일부 구간과 구 군산선 구간의 이설, 중앙선 신설 이설 및 KTX-이음 개통, 고요한 밤의 고요함을 뚫고 달렸던 야간열차가 일부를 제외하고 사라지는 등의 이벤트가 있었지요. 제게 주어진 시간동안 이들을 모두 지켜보기에는 시간이 모자람에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나마 있는 시간동안 둘러볼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중앙선 단양-풍기 구간 이설전 모습들을 남긴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늦은밤 단양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주역에서 부전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야간열차를 타러 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량리-부전 구간을 달리던 무궁화호 야간열차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그렇게 야간열차를 타고 단양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새벽 3시에 이 역을 찾아온 손님은 저 포함 딱 2명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이 끝난 단양역은 제법 깔끔해져 있었습니다.
단양역에 도착한 야간열차는 3시 36분 단양역을 출발합니다.
임시이지만 고객대기실도 번듯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열차가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장 남겨주고
어느새 무궁화호 야간열차는 단양역을 떠나갑니다.
승강장은 2개이지만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하나의 승강장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높이차는 작지만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새벽밤을 밝히는 단양역. 야간열차가 사라진 지금은 이 시간에도 불을 밝히고 있으려나요?
나름 운이 좋다 생각했었는데 이설 직전에 올 수 있어 다행입니다.
죽령역으로 이동하기 직전 단양군청의 야경. 새벽 6시 즈음이었는데 야경이 상당히 이뻤습니다.
새벽바람을 뚫고 죽령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죽령역 바로 앞에는 회전교차로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렇게 회전교차로같은 나무 주변을 빙글 돌아보며 지나갑니다.
비록 여객은 하고 있지 않지만 열차가 수시로 오고가는 곳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역 내로 들어갈 수 있게 문이 활짝 열려있군요.
출입금지라 써있지만 건너편 울타리가 뚫려있는 것으로 보면 주민들이 이 곳을 종종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주민들이 지나다니던 길 흔적이 보입니다.
과거 주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앉았을 의자가 보이네요.
잡초가 무성한 승강장에 역명판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비록 텅 비어있지만 이 곳에 화물도 취급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여객이 중단된 지금도 저 가로등은 승강장을 밝히고 있을까요?
열차가 지나가기 전 죽령역의 모습은 한없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자세히 보니 역건물 뒤로 건널목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열차가 당장이라도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종종 직원들이 오는지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 작은 건널목에 4.5m가 넘는 것이 건너는 경우가 있을까요?
과거에 화장실로 쓰였을 듯한 건물
이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열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계속 운행되던 역이었다면 나름 잘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은 열차가 오지 않는 이 곳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요?
이번에는 선로 반대편의 마을로 넘어와 보았습니다.
닭들이 우는 마을은 평온하기만 합니다.
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죽령역의 모습
이만치에서도 역명판이 한 눈에 보이네요
철길 바로 옆에는 귀여운 멍멍이들이 앉아있었습니다.
비록 선로를 건너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불편을 위해 암묵적으로 울타리가 제거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령역 너머에서 본 역의 모습은 참으로 아담해 보입니다.
여객 취급을 하지 않는 역에서 선로 한 부분만 열차가 다니는 모양입니다.
어느덧 죽령역에도 밝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선로 이설을 불과 이틀 앞두고 찾아온 죽령역은 언제라도 열차가 다닐 것만 같아 보였습니다.

 매번 사라지는 풍경들을 사진에 담을 때마다 이토록 자연스럽게 남을 것만 같았단 모습들이 불과 며칠이 지나 찾아가면 사라져 있는 것을 볼 때 마다 세월의 흐름을 느끼곤 합니다. 지금은 사라지겠지만 제 마음 한 구석에는 그 당시의 모습을 추억한다면 아마도 영원히 제 기억속에는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점점 덜게되네요.

 

 2021년이 되면서 매서운 한파가 한반도를 덮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건강도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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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선, 108년만에 격변하다(4) - 오산리역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군산선이 108년의 역사를 끝내고 사라지기까지 앞으로 5일을 남겨두고 그 마지막 모습을 사진에 담아 역사에 기록하고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군산선이 지나는 곳곳을 둘러볼 때 마다 그 오랜 기간동안 남겨진 모습들은 마치 내일도 그 오늘과 같이 유지될 것만 같기만 합니다. 그 만큼 그 풍경이 당연한 듯 익숙해져 있다는 말이지요. 이번 포스팅을 끝으로 군산선을 둘러보며 담아둔 사진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익산역을 출발한 열차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역은 작은 시골마을에 있는 오산리역입니다.
오산리역은 신리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곳의 건널목 이름은 오산리에 있어 오산건널목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순식간에 새마을호 열차가 지나갑니다.
열차는 순식간에 수풀 속으로 유유히 사라집니다
철길 바로 옆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영문도 모른채 서있습니다.
열차가 순식간에 지나간 마을은 다시 평소와 같이 고요해집니다
익산역 방향을 바라본 모습. 일직선으로 쭉쭉 뻗어있는 군산선의 매력이랄까요?
대야역 방향 또한 일직선으로 쭉쭉 뻗어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슈퍼가 길 한가운데에 서있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던 도중 우연찮게도 익숙한 무언가가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보아하니 오산리역이 위치했던 흔적입니다.
오산리역에서 열차를 타기 위한 조그마한 대기장소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철거한듯 보입니다
빛바랜 역명판만이 이 곳이 역이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산리역을 떠나 익산 방향으로 가던 도중 주유소 근처에서 보이는 건널목
익산시내를 향해 달리던 도중 기다란 화물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기다란 화물열차였습니다.
허겁지겁 달려와서 찍으러 왔었는데도 여전히 건널목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학곤리건널목은 이 순간의 모습을 어떻게 기억에 남겨두고 있을까요?
철길 밑으로는 가스배관이 지나는지 보시는 바와 같은 경고문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렇게 화물열차는 멀리 떠나가고...
지금은 더이상 이 곳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광경을 볼 수 없게 되었지요
종종 입구 바로 앞에 건널목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이 곳도 온전히 건물 입구만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12월 10일 그렇게 군산선은 자신의 역사를 마치고 새 고가철로로 이설되어 운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기존 군산선의 모든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하였지만 누군가는 이 사진만으로도 군산선 위를 달리던 열차를 다시 떠올리실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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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선, 108년만에 격변하다(3) - 임피역

 

 1912년 12월 1일부터 2020년 12월 10일까지 39457일이라는 기간동안 꿋꿋이 한 자리에서 기차를 맞이하던 역이 있었습니다. 군산선에 위치했던 임피역은 군산선이 이설되기 전까지 군산선의 역사와 함께 하였습니다.

 군산선의 이설을 앞두고 열차를 떠내보내게 될 임피역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날씨 좋은날 햇살을 받고 있는 임피역
비록 여객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열차가 다니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1924년 6월 1일부터 여객을 시작한 임피역은 1936년 12월 1일 현재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울타리로 가는 길은 막아놓았지만 생각보다 철길이 가깝습니다.
철길 외의 공간은 마치 정원처럼 잘 꾸며놓았습니다.
역 한켠에는 동상이 서있습니다.
여객 당시 사용되었을 역명판이 서있는걸 보아 이 자리는 플랫폼이었던 듯 보입니다.
철길을 배제하고 보니 여느 동네의 공원처럼 보입니다.
임피역 바로 옆에는 심지어 화장실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시설은 상당히 오래되어 보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사용하면 안되고 반대편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철길 이설후 이 곳도 상당히 예쁜 공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새마을호 객차 두 량이 이 곳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잠시후 군산 방향에서 열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열차는 빠른 속도로 임피역을 접근하고
빠른 속도로 임피역을 스쳐갑니다
레일크루즈 해량으로 보이는데 과연 사람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이용할 수 있으려나요
많은 세월이 흘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역명판
사실 저는 이 건널목의 경고음을 듣고 열차가 들어오고 있음을 알아챘습니다.
이 건널목으로 얼마나 많은 열차들이 지나갔었을까요?
이 건널목도 임피역과 함께 이 곳에 열차가 지나다녔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될까요?
익산 방면을 바라본 모습
군산 방향을 바라본 모습
군산선은 이토록 한적한 시골마을을 일직선으로 쭉쭉 달려왔던 것이죠
생각보다 임피역에 간단하게 산책할만한 볼거리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임피역에서 익산으로 가던 길에 임피1건널목이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요란한 소리에 차들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춥니다
익산 방향에서 열차가 들어옵니다
저 또한 가던길을 멈추고
디젤 기관차 한 량이 다가옵니다
그렇게 다가오던 열차는 순식간에 건널목을 지나갑니다
굉음을 내던 건널목은 다시 침묵속으로...
그렇게 기관차는 유유히 떠나갑니다

 

 어쩌면 사소한 일상이었던 이 풍경을 지금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추억 하나가 사라져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사라져가는 풍경을 하나라도 담아 놓치지 않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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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선, 108년만에 격변하다(2) - 군산옥산신호장과 옥구선

 

 2008년 군산선이 장항선에 편입되면서 남은 군산선 시내 구간은군산화물선이 되면서 현재는 화물조차 다니고 있지 않고 있는 노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군산화물선에 연결되어 있던 옥구선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노선을 철거하지 않고 현상유지중이었습니다.

 그러했던 옥산선이 군산항선이 개통됨과 동시에 군산옥산신호장에서 연결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길과 연결된 옥구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보았습니다.

 

 

먼저 군산항선에서 옥구선으로 갈라지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가 도로 위에 철길이 지나는 곳을 발견하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옥구선을 직접 보니 열차가 달릴 수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로만 유지된 상태입니다.
대야역 방면을 바라본 모습
열차가 특수한 상황에서만 다녀서 그런지 건널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단봉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대야역 방향으로는 철로를 새로 깔은듯 합니다.
평소 열차가 다닐 일이 없다는 듯이 침목이 철로 위에 떡하니 놓여있습니다.
침목을 치운다 쳐도 지금 당장 이 철길을 달릴 수는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정지 표지판이 철길 위에 떡하니 꽃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열차가 달릴 수 없다는 듯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 처럼 보입니다.
비록 긴급용이지만 철길은 대야역까지 길게 뻗어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군산항선과 옥구선의 교차점
군산항선은 2020년 12월 10일 개통되었습니다.

 

이 위치 즈음에 군산옥산신호장이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군산옥산신호장인듯 합니다.

 

 이렇게 격변을 맞이한 군산선에 있던 간이역들은 과연 어떤 운명을 맞게 되었을까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임피역과 오산리역을 다녀간 내용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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