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명소가 있던 논두렁 위 철길을 달리던 기차가 있던 곳- 장항선 웅천역[2020.12.19]

 

 제가 기차 여행을 좋아하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세상 구경을 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시절 내일로 티켓을 끊고 기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던 추억들이 바쁜 일상을 보내던 도중에 돌아보면 참으로 열정적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지요.

 

 지난 2020년 겨울, 중앙선과 장항선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약 1달간의 기간 사이에 철길이 개량되어 이설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바쁜 일상을 핑계로 여행을 미루다 마음먹고 다시 한 번 여행길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됩니다. 과거에 제가 지나가던 곳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질 때 즈음 홀연히 기차를 타고 여정을 떠나던 지난 제 모습이 한 편으로는 여전히 어린날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구 웅천역 이야기도 이 글을 작성하는 2021년 7월 시점에서는 이설된지 이미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겠다는 의지만 크던 저에게 실천이 어려움을 체감하였던 순간이기도 하네요. 비록 늦은 포스팅입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옛 웅천역은 양쪽 방향에서 오던 열차가 교행하던 역이기도 했습니다.

왼쪽에는 한때 무궁화호였던 객차에 ITX새마을 도색을 입힌 새마을호 객차가 있습니다. 

이 새마을호는 지금도 장항선에서 달리고 있지요.

웅천역에서 교행을 마친 새마을호는 천안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기차가 떠난 웅천역은 고요함이 남아있습니다.

웅천역을 중심으로 대천역과 판교역은 개량이 완료되었지요.

그러함에도 웅천역 구간만은 개량구간을 피해 지금껏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웅천역의 뒷모습

그러한 웅천역도 이제는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이 새로운 역으로 이사갑니다.

역에 들어오자마자 체온측정이 이루어집니다.

역 내에는 홍보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표를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매표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던 역이었던 듯 합니다.

장항선의 열차 배차를 보면 무궁화 반 새마을 반이다 보니 거의 1시간 마다 열차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웅천역 외부의 모습

역 근처에는 바로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역 앞 사거리는 흔한 시골역의 풍경입니다.

동네를 지나다 철길 아래 굴다리를 지납니다.

굴다리 및 벽은 카카오 프랜즈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웅천역에서 장항 방향으로 출발하게 될 때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건널목입니다.

웅천역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장항 방면을 보고 찍은 사진

잠시후 장항 방면으로부터 무궁화호 한 편성이 들어옵니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의 정적을 깨며

무궁화호는 건널목을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렇게 건널목을 벗어난 열차는 웅천역에 들어옵니다.

웅천역에 도착해 손님들을 내려주는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간 자리는 다시 정적이 흐르고...

역 주변을 돌아다니다 새로 이전하게 될 웅천역을 맞이합니다.

새롭게 지어진 웅천역 바로 옆에는 작은 아파트가 역세권이 되어있군요.

새롭게 건설된 웅천역은 고가 위에 건설되어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갑자기 멀리서 열차 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세히 보니 천안 방향에서 열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해당 구간은 장항선 촬영 명소로 유명한 논두렁 포인트입니다.

철길에 접근해보니 한적한 논밭 중간을 열차가 휘감으며 달리는 구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두 무단횡단을 해서인지 샛길이 나있습니다.

딱 이 자리에서 열차가 지나갈 때 좋은 사진 한 장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구 장항선과 신 장항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입니다.

생각보다 논두렁 포인트가 탁 트이다 보니 새로운 철길로 지나다니는 열차를 촬영하기엔 여전히 좋은 입지 같습니다.

다시 웅천역 앞 사거리로 이동합니다.

이제 웅천역을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기차가 다니는 역으로서의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잠시.. 어느덧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가 웅천역으로 들어옵니다.

과거 해운대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습니다.

이렇게 하여 지금은 사라진 구 웅천역의 추억을 조금이나마 남겨봅니다.

2021년의 남은 절반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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