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던 첫날 - 8호선 남위례역[2021.12.18]

 

 2021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사라져가는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던 와중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울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의 개통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역을 사진에 남겨보고자 남위례역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남위례역의 새로운 개통알 알리는 소식
노선이 유독 짫던 8호선에서의 추가역 소식이다 보니 유독 추가된 역이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복정역에서 버스를 타고 남위례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팜박눈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남위례역
마침 남위례역으로 들어오는 열차
불과 얼마전까지는 이 곳을 신나게 달리던 열차가 이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눈이 점점 굵어지고 있습니다.
영업 첫 날부터 이를 반기는 듯이 함박눈이 쏟아지는 듯 내립니다.
영업 첫날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남위례역을 찾아왔습니다.
8호선에서 처음으로 건설된 지상역이다 보니 주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듯 보입니다.
잠깐 사이에 바깥에서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2층에서도 나가는 곳이 있음에도 폐쇄되어 있습니다.
아직 육교가 완공되지 않아 개통될 때 까지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개찰구 입구의 디자인이 신기합니다.
역 안을 잠시 둘러본 그 사이 더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벌써부터 발자국이 남을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육교가 개통되지 않아 주변은 아직도 공사장인 것 같이 어수선합니다.
복정 방면 승강장은 개찰구를 지나자마자 바로 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지상역 위주의 코레일 역사만 둘러보다 보니 서울교통공사 로고가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모란행 타는곳으로 올라가서 찍은 남위례역의 모습
모란행 열차를 타는 곳으로 이동해 봅니다.
단지 눈이 내릴 뿐인데 분위기가 상당히 남달라 보입니다.
열차가 지나다니는 부분은 위가 뚫려있는 구조입니다.
이제 타는곳으로 내려가 봅니다.
의외로 역의 구조상 스크린드어 너머로 비나 눈이 튈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플랫픔은 생각보다 많이 넓어보입니다.
남위례역 역명판이 좁은 기둥에 맞추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체 노선도에 남위례역이 추가된 모습입니다.
플랫폼의 끝부분에는 열차가 오는 것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8호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적은 역과 거리
열차를 기다리면서 복정역 방면을 바라봅니다.
곧 열차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복정역을 출발하였던 열차가 남위례역으로 들어옵니다
8호선을 이렇게 지상에서 보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열차 내부에는 남위례역이 정보가 미리 반영되어 있습니다.
모란역 방면 열차에서 바라본 복정 방면 승강장
산성역에 들렀다 다시 남위례역으로 이동합니다.
남위례역은 반대편 플랫폼으로 건너올 수 없어 부득이하게 산성역을 들렀다가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역이 바깥에 위치하다보니 악천후를 대비한 고객 대기실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복정 방면 플랫폼에서는 출구로 바로 나갈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날씨가 좀 많이 추워진 것 같습니다.
운행 첫 날이다 보니 스크린도어가 바로 열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산성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기다려봅니다.
산성역을 출발하자 마자 열차는 눈길을 뚫고 남위례역으로 달려옵니다.
흡사 시골마을을 달려오는 열차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남위례역을 방문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남위례역이 운행을 시작한 첫 날부터 함박눈이 쏟아졌습니다. 아마도 첫 운행을 시작한 남위례역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맞아주길 바라는 기대가 반영된 듯 한 듯 합니다. 앞으로도 위례 시민들을 위해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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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아장걸음 남아있는 그곳 - 동해선 호계역[2021.11.28]



자신의 어린시절을 추억하던 한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 드립니다..

 

  호계역

내 아장걸음으로 빠져나가던
호계역을 지나면서
아련한 기억으로 돌아보는 세월은
추억이 아니네
추억이 아닌 전설뿐이네
그토록 타보고 싶던
칙칙폭폭 차
기적 속 흰연기 위로 나타나는
희미한 얼굴
아무래도 몸을 떨게 하는
전설뿐이네
살아있을까
봉선화 물들인 내 색시는 살아있을까
아직도 내 아장걸음 남아있는
호계리 호계역.

-시집「처용에게 고한다」에서, 최종두 작  


영천~태화간 구간의 이설을 앞두고 하루 바삐 사라질 예정인 역들을 둘러보는 둘러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기억들을 고이 간직해보기 위해 무궁화호에 올라탑니다.

오늘의 여행은 포항역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포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먼저 호계역부터 갑니다.
호계역을 향하던 도중 맞게된 아침 햇살입니다.


이른 새벽 열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어느덧 호계역에 도착하였습니다.



깜깜한 새벽 포항역을 출발한 열차는 해가 뜰 무렵 호계역에 도착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역에 내립니다.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역을 벗어납니다.
보통은 열차가 역을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게 하던데 열차가 바로 떠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마침 태화강을 떠난 열차가 호계역으로 들어옵니다.
승강장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줄줄이 열차에 올라탑니다.
마주오던 열차를 기다리던 열차는 다시 태화강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한 것을 확인한 승무원도 바로 열차에 올라탑니다.
이윽고 열차는 호계역을 떠납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걸까요?
새벽녘이 밝아오는 호계역
이른 새벽 추위를 피해 서둘러 역으로 들어갑니다.
대기실에 들어와 히터로 다시 체온을 올려봅니다.
역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열차들이 정차합니다.
역 바로앞 가게는 이름 그대로 기차여행이군요!
승객들을 태우고 다시 고요해진 호계역
역 바로 옆 공영주차장은 상당히 많은 차량들이 보였습니다. 승객들 보다는 동네 사람들 위주겠지요?
역 규모에 비해 자동발매기가 무려 2대가 동시에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동시 발열 체크는 꼼꼼히!
잠시 돌아다니던 사이 맞이방에 사람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곧 열차가 들어올 듯 합니다.
호계역 근처를 돌아다니던 도중 흥미로운 조형물을 마주하였습니다.
호계역을 기억에 남겨두기 위한 기념비로 보입니다. 100주년을 앞두고 사라진다는게 참으로 아쉽습니다.
저 멀리 호계역을 앞두고
호계역은 동네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시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호계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느새 사람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잠시후 태화강역을 떠난 열차가 다가옵니다.
아침 햇살을 가득 받은 무궁화호의 모습
열차가 멈추자 사람들이 열차에 탑승합니다.
이제 저도 호계역을 떠나 호계역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있는 불국사역으로 떠납니다.


연말 연시 행사처럼 역들이 사라져가는 모습들이 싸늘할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나마 추억속이 고이 간직할 수 있어 기쁘기도 합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백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던 불국사역에서 글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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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와 함께 사라지다 - 중앙선 송포역, 임포역, 모량역, 율동역[2021.11.21]


사실 저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역들은 기차여행을 하면서 무심코 지나쳐 가던 곳들을 꼭 한 번 다시 가보자 하였음에도 차마 가보지 못했던 역들이었습니다. 지금이나마 이렇게 기억을 되살리며 사라져가는 역들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도 언젠가는 또한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21년 이후 열차를 더이상 볼수 없게되는 역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특히 현재 여객 취급 조차 하고 있지 않아 존재 조차 희미한 역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방문한 곳은 송포역입니다.


 송포역은 영천역을 지나 경주 방면에서 지나치게 되는 첫 번째 역으로서 2007년 6월부터 여객 취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워낙 존재감이 희미하다보니 열차를 타고서도 지나치는 것도 모를 정도지요.

여객 취급이 중단된 역은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여객 취급 당시 사용하였던 가로등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역 주변에 샛길이 있어 지나가보았더니 어느새 역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신호장으로 사용되는 역이다보니 딱히 볼만한건 없어 보입니다.

송포역을 지나 바로 다음역인 임포역으로 가보았습니다.

임포역길 바로 입구에 임포역이 있음을 알리는 간판이 보입니다.

저 골목 끝부분에 역 하나가 서있는것 같은데요
길따라 닿는 곳에서 임포역이 우리들을 맞이합니다.
여객 중단된 역들이 그러하듯이 모든 창문과 출입구가 봉쇄되어 있습니다.
지금 역 앞마당은 동네 사람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듯 합니다.
흥미롭게도 임포역에는 시가 적혀 있는 비석이 서 있습니다.
잠시 자리에 서서 시를 읽어봅니다.

임포역

병술년 박혜수 짓고 혜정 류영희 쓰다

가을걷이 다 끝난 노을
낮달 바짝 바짝 껴안고
가을에 피는 겨울꽃들
눈물 쪼아 거뒤거는
볏가리 짚단
돌할매 돌에 불지핀
북안면 가을 빈 들녘
가을 언덕 울먹울먹
할매 돌바위 가슴
얼레 얼레 억새 허리
가슴 속살 뒤흔들다
만불산 청동불상
가슴 속 탄 가슴 눈물샘 오락가락
가을 새소리 이삭 여물고
신라 천년 우는가슴
선잠 깬 가을바다
보랏빛 보리밭 가을 타는 임포역
햇무리 해따라 눈부신 젊은네 사랑
논두렁 밭두렁에서 우는
사랑의 기도 사랑의 노래
네 눈물 서서 네 삶의 네 희망을
희망기도 기다림 임포역에 서있네

 

울타리 너머로 역 내부를 둘러봅니다.
역 내부는 사람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군요.
이전에 다루었던 아화역과 건천역을 건너뛰고 바로 모량역을 만나보겠습니다.


모량역의 위치는 놀랍게도 주변이 온통 논밭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주변에 칩 한채 보기 어려운 골목 사이에 모량역이 숨어 있습니다.
이젠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역이 된 모량역
여객 취급이 중단된지 14년이 되었지만 얼마전까지 사용한 것 같은 걸레 두 개가 보입니다.
모량역 옆에 꿋꿋어 서있던 은행나무
오랜 세월을 보낸 역 답게 문조차 굉장히 오래 되어 보입니다.
바로 옆 화장실은 보아하니 좀만 참고 열차에서 해결하고 싶은 비주얼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타는곳으로 건너가는 곳은 낙엽을이 쌓여있지 않군요.
나무판자가 떨어진 실내에서 바라본 모량역 맞이방. 열차시간표가 가려져 있네요.
창문 바로 옆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모량역은 바로 옆 KTX가 달리는 고속선 위에서 신호장으로 부활해 있습니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열차 소리가 모량역의 고요함을 밀어냅니다.
역 앞으로는 새로운 중앙선 기찻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저 곳에서 KTX이음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다음으로 신호장인 율동역에 가보았습니다.

율동역은 몇몇 민가들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여객을 하던 적이 없었던 역이다보니 역 주변에 특별한건 없어보였습니다.
열차가 운행중인 선로에는 가급적이면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신호장이지만 더이상 열차들이 다니지 않게된다는건 여러모로 아쉽기만 합니다.
율동역을 지나는 열차들은 몇몇 민가들 사이를 지나갑니다.
고요한 마을속에서 요란한 굉음을 내던 건널목도 그 역할을 다 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건널목에서 율동역을 바라본 모습. 차후 이 곳은 마을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될 공터가 될 거 같습니다.
경주역 방향을 바라본 모습

 

 율동역을 출발한 열차는 경주 시내를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옛 서경주역 위치를 찾던 중 기관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화물을 싣고 달려가는 열차는 포스코 제철소를 향해 달리는듯 합니다.
멍하니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다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어 다시 언덕을 내려왔습니다.

이상으로 중앙선 영천~서경주 구간의 역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천년고도 경주 시내를 달리던 열차들은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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