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의 복원을 꿈꾸며 - 중앙선 안동역과 법흥사지칠층전탑[2020.11.21]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진성, "안동역에서" 가사中

 아직 날이 밝지 않은 겨울 아침 청량리역을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는 점심이 될 무렵 안동역에 도착합니다. 영주역까지 객차를 끌고 오던 전기기관차를 안동역까지 달리기 위해 디젤기관차로 갈아끼우는 꽤나 걸려서 잠시 열차에서 내려 매점에서 요깃거리를 구하던 기억이 여럼풋이 나는군요.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던 안동역이 KTX 개통을 준비하며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이사가게 될 바로 옆에는 이미 버스터미널이 자리잡아 여행객 입장에서 좀 더 다양한 지역을 오고갈 수 있게 되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록 역에서 내리자마자 시내를 돌아다니던 지금보다는 시내를 돌아다니기가 힘들어졌지만 말이지요.

 

 

 위의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현재의 안동역은 안동 시내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또한 청량리발 무궁화호의 종착역 기능을 하여 역 부지도 상당히 큰 편이지요. 이사를 가게 되면 종착역으로서의 역할도 은퇴하게 될 예정입니다.

의성역에서 안동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는 낙동강을 건넙니다.
부전에서 출발한 청량리행 장거리 열차는 청량리에서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를 안동역에서 잠시 기다립니다.
잠시후 맞은편에서 열차가 들어옵니다.
건너편에 승강장이 하나 보이는데 지금은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손님들을 태우고 내린 열차는 목적지를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이런 큰 역에 더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게 된다니... 원주역에 이어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저멀리 안동역에 도착하여 청량리로 가지 전 무궁화호 객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安東驛'이라 써있던 현판이 사라졌습니다. 새로 이사가게될 역에 옮겨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안동갈비골이라는 곳이 보입니다만 생각보다 규모는 작았습니다.

 이제 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법흥사지 칠층석탑을 보기 위해 걸음을 옮깁니다.

 위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법흥사지 칠층전탑은 중앙선 철길과 바싹 닿아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전탑 근처에 와보면 탑 바로 옆에 기차가 지나다닙니다.
국보 16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임에도 관리가 너무 안되보입니다.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있던 곳에서 좀 더 안동댐쪽으로 걸어가면 법흥사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 위로는 철길건널목이 위치해 있습니다.
안동역을 향해 바라본 모습
영주역을 향해 바라본 모습. 이제 내년 1월이면 기차는 더이상 이 곳을 지나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지 기차는 철길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갑니다. 
법흥사지 칠층전탑 인근에는 등산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철길 바로 옆에 도로가 나있습니다.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이 곳에서도 잘 보입니다.
법흥사지 칠층전탑 근처에 와보았는데 고택과 철길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습니다.
국보임을 알려주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철길을 지나다니는 기차들로 인해 금이간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법흥사지 칠층전탑 바로 옆에는 독립유공자이신 이랑룡 가족의 생가 임청각이 있습니다.
이 곳 또한 일제시대때 만들어진 철길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네요. 중앙선 철길 이전과 동시에 복원 사업이 진행된다고 하니 부디 국가유공자의 처우가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

 

 안동역을 떠나기 전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제공되는 순두부의 종류가 다양하여 메뉴를 고르는데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맛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점심식사후 다시 안동역을 찾아왔습니다.
오래된 역사 치고는 깔끔한 편입니다. KTX가 운행될 새 역사는 한옥 디자인의 선상역사라고 하네요.
이제 풍기역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타러 갑니다. 안동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군요.
지금까지 많은 승객들을 옮겨왔던 에스컬레이터도 얼마 후면 제 역할을 다 하겠군요.
열차에 타기 전 마지막으로 사진에 기록해봅니다.
지금까지 50년동안 지금의 위치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던 안동역도 이제는 떠나보냅니다.

 새로운 안동역은 안동터미널 옆에서 개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KTX가 개통되면 청량리에서 안동으로 오는 시간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안동을 찾아올 수 있겠지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새로운 승강장을 만들고 있는 풍기역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과연 풍기역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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