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을 달리는 꼬마열차 이야기 - 경원선 통근열차(대광리~백마고지)[2019.03.01]


 지난 2017년 5월,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에서 남과 북의 철길이 연결되는 감동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비록 실질적으로는 경의선만 서울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단절되었던 철길이 연결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비록 경원선은 현재 철원 백마고지 까지만 연결되어 있지만 머지않아 경원선 또한 북과 연결될 날이 곧 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금강산 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원선 통근열차는 경원선이 복구되는 그 순간에는 이미 폐차가 되어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마치 북녘에 남겨둔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자는 꿈을 이루지 못한 것만 같은 상황처럼 말이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머지 구간인 대광리역에서부터 현재 경원선 최북단역인 백마고지역 까지 통근열차가 운행하였던 모습을 남겨보기로 합니다.



대광리역 맞이방의 모습입니다. 바로 전 역인 신망리역보다는 확실히 규모가 큰 역입니다.



비록 큰 역이지만 역무원이 없어 승차권을 열차 안에서 직접 구매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인건비 또한 운영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보니 역은 더욱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대광리역 바깥의 모습입니다. 나름 상권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적한 대광리역의 모습입니다.

어르신들께서 벤치에 앉아 쉬고 계시군요.



대광리역 입구 모습입니다. 인사하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역 입구에서 멀리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래도 나름 큰 편입니다.



대광리역이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름아닌 역 바로 앞에 최신 브랜드의 카페가 마련되어 있던것이었습니다.

휴가나온 군인들이 쓰기에 더 없이 중요한 곳처럼 보입니다!



제 예상대로 많은 군인들이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역에서 좀 더 걸어나가면 거대한 편의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흔한 시골의 편의점이 그렇듯이 마을 주민들의 슈퍼마켓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어느덧 열차 시간이 되어 불이나케 역으로 뛰어와 통근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출발 전에 전방을 확인하는 차장님의 모습입니다.

통근열차도 수도권 전철처럼 2인 승무인 듯 보입니다.



10년 전에도 이 곳 신탄리역을 방문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어느덧 다시 한 번 방문하게 되었군요.



왼편에는 DMZ 트레인이 신탄리역에서 운행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DMZ 트레인도 다음달부터는 운행이 중단되는걸까요?



신탄리역 내리는 곳으로 나가기 직전 바로 왼편에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 문구가 걸려있군요.



한 때 경원선 최북단이기도 했던 역이다보니 북한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몇 장 걸려 있었습니다.

마침 TV에서는 실향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국제시장이 방송되고 있었더군요.



한때 최북단의 역이기도 해서 인지 역무원이 근무하는 곳이었습니다.

옛모습을 간직한 간이역은 볼 때 마다 정겨운 기분이 감돕니다.



본래 이 자리에는 철도중단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경원선이 백마고지역까지 연장되면서 철거된 듯 합니다.



최신 코레일의 CI가 적용된 모습입니다.

백마고지역이 개통되기 전 까지는 옛날 역명판이었었지요.



백마고지역에서는 대피선이 없기 때문에 DMZ 트레인은 신탄리역으로 내려와 대기합니다.

대기중에도 시동은 끄지 않아서인지 주변에서 굉음이 들려옵니다.



과연 경원선도 경의선처럼 북으로 연결될 날은 올까요?



DMZ 트레인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직통으로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통근열차를 개조한 열차인데다 새마을호 특실 요금을 받기 때문에 가격은 썩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경원선에서 청량리역을 빼고는 아마도 유일하게 고객대개실이 설치된 곳이 이 곳 신탄리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작은 간이역에도 이렇게 고객대기실을 만드는 코레일의 배려가 돋보입니다.



이제 백마고지역으로 이동해보도록 합시다.



터널을 뚫고 나오면 넓디넓은 철원평야갸 펼처지다가 백마고지역에 도착합니다.



21세기에 처음으로 등장한 간이역의 스타일은 매우 적절한 모습입니다.

요즘처럼 몇 명 없는 시골역에 거대한 역을 지어서 예산낭비를 하느니

필요한 시설만 갖춘 백마고지역이 수요를 받아내는데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세히 보니 백마고지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신탄리행으로 적혀 있습니다.

왜 굳이 동두천행으로 적어두지 않았는지 조금은 의야합니다.



간이역 주제에 큰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6.25 전쟁 이후 철원에 개통된 최초의 역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관광객도 많이 이 곳을 찾아오는듯 합니다.



백마고지역 주변에는 마을 조차도 멀리 떨어져 있어 역세권은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오직 관광객만을 위해 존재하는 역이라는 것이지요.



백마고지역 출입구의 모습입니다.

사실상 매표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악천일 때에만 이용되는 대기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역의 끝자락에는 철도중단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 컨에는 북녘으로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철원 시내까지는 철도글 개통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후 철원역 재건 이후 시내 방향으로 철길을 이을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두천역과 백마고지역을 오가는 통근열차의 마지막 모습.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운행을 위해 승무원께서 열차 안을 청소 하고 계십니다.



CDC 통근열차의 제작사가 대우중공업이었다니...

현재는 철도 제작은 현대로템이 맡고 나머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되었다고 하지요.

순간 이 열차가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되었는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정말 오래 된 열차였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합니다.



그래도 열차는 전체적으로 장항선에서 말년을 보낸 새마을호보다는 상태가 좋았습니다.

이 대로 몇 년은 더 다닐 줄 알았는데 사라진다는게 참으로 아쉽기만 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동두천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동두천역에서 통근열차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백마고지가 새겨진 승차권을 주머니에 담고 다시 현실로 돌아갑니다.


비록 옛모습이 하나둘씩 역사속으로 사라지지만

이러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이를 추억속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합니다.

이제 이 구간을 돌아다니던 열차는 교과서에만 남게 되겠지만

이후 북녘으로 힘차게 달릴 열차를 상상해 본다면 이 또한 얼마나 두근거리는 설레임일까요?

시골길을 달리는 꼬마열차가 원산까지 달릴 수 있는 그 날을 기약하며 글을 마쳐봅니다.


2019년 3월 1일 다녀옴

2019년 3월 1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