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사투(3) - 5일만에 퇴원하다

흔치않은일상 2022. 3. 19. 00:07


 2022년 3월 17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62만 1328명이 발생할 정도로 오미크론 변이의 위력은 엄청났습니다. 비록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금 무사히 퇴원하였지만 실시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는 도중에 내가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사람들이 코로나19를 대하는 태도가 이전보다는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이러한 상황에 얼른 감염되어 자연 면역을 갖는게 낫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 마냥 결코 만만한 질병은 아님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특별히 어딘가를 가 본 적도 없이 일상생활 범위 내에서 활동하던 저 였기에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가 너무나도 뜻밖이었고 밀려오는 통증이 너무나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침을 삼키는 것 조차 커터칼날이 목에 박혀 콕콕 찌르는 듯한 고통이 계속 되고 있었고 심지어 설사까지...

 다행히 의사 선생님께서 제가 보이는 증상들이 오미크론 감염자들에게 주로 보이는 증상들이라 하셨고 기저 질환이 없으니 며칠 내로 회복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뉴스에서도 60세 미만의 3차 접종 완료 확진자는 사망률이 0%라 하니, 지금 그대로 크게 아프지 않고 나 또한 금새 회복할 것이라 약간의 기대를 가져봅니다.

 


 입원하자 마자 영양제 수액이 기본으로 들어가면서 중간중간에 렘데시비르를 투약하였습니다. 이걸 무려 3일동안 하루에 한 개씩 맞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해보면서 처음 맞아보는 링거가 상당히 익숙치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왼팔에 맞았는데 3일째 되는 날 링거 맞은 부위부터 몸통 방향으로 팔뚝에 통증이 느껴지는 겁니다. 너무 아파 도중에 의사 선생님께 여쭈어보니 링거를 맞는 과정에서 링거액이 전부 혈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피부 쪽으로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경우 이런 경우가 생긴다고 하더군요. 퇴원 후 며칠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팔뚝이 아픕니다. 아무래도 처음 맞다보니 익숙치 않던 터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바람에 링거액이 피부 쪽으로 새어나온 듯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상황을 인지하고 조치를 해주신다 했는데 마침 도저히 차도가 없어보이던 인후통이 차차 회복되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이제 더이상 링거를 안맞아도 되는 줄 알았더니 간호사께서 링거를 맞지 않던 반대팔인 오른쪽 팔에 링거를 새로 꽃아주시더라고요?!

 역시 병원생활이 만만하지만은 않은가봅니다... 근데 사실..

 


 이렇게 방호복을 입고 환자들을 케어하는 의료진들이야 말로 가장 힘든 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 시간마다 환자들을 문진하고 새벽에도 두 번씩 환자들을 깨워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는 그저 병상에서 편안하게 하루종일 잠만 열심히 자면 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병원생활이 힘듦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바이러스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편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최대한 비워 끼니를 해결합니다. 사실 병원에서 제공하는 도시락 외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굶게 되면 다음 끼니 까지는 쫄쫄 굶어야 하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만 합니다..

 생각보다 병원에서의 하루는 단순합니다. 의사가 문진할 때 마다 증상을 그대로 이야기 하고 종종 찾아오는 간호사가 링거를 바꾸어주거나 약을 추가로 전달받거나 식사가 들어오면 밥을 먹고 시간 나는 틈틈이 수면을 취해 새벽녘에 깨어나도 피곤하지 않도록 휴식을 취하고... 그저 단순한 루틴이지만 아픈 몸을 가누면서 지내야 하기에 생각보다 정신적인 소모가 상당합니다..

 


 의료진들이 병실에 들어오고 나갈 때 마다 병실 문을 바깥에서 걸어 잠그기 때문에 복도를 돌아다니는 것은 촬영을 위해 나갈 때 이외에는 사실상 금지되어 있습니다. 물론 격리 환자가 병실을 빠져나와 밖으로 나갔다간 바이러스의 전파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조치였을 겁니다.

 입원 4일차 무렵까지 저를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인후통이었습니다. 가글약으로 목을 소독할 때 약물이 환부에 닿으면서 상당한 고통이 밀려왔는데 이것도 회복의 과정이리라 생각하며 밥먹고 날 때 마다 계속 가글하였습니다. 분명 치료가 되어가는 듯 하지만 입원 4일차 까지도 전혀 진전을 느끼지 못해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려보니 자신도 2주 정도 통증이 계속 되었었다 하시더군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봅니다.

 그렇게 입원 5일차가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침 물을 마시면서 무언가 목이 덜 아픈게 느껴지는 겁니다! 불과 전날 까지만 해도 귀끝까지 찢어지는 통증에 고통스러웠는데 드디어 차도가 보이는 겁니다!! 그렇게 점심 시간 즈음 될 때 즈음 문진을 온 의사 선생님께서 저를 보고 딱 봐도 상태가 좋아보인다는 말을 하실 정도로 몸이 회복 있는 겁니다!

 바로 다음날이 격리 해제 예정일임에도 의사 선생님께서 퇴원 일자를 정해주지 않아 혹시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회복되지 못한 것이었나 싶었는데 천만 다행히도 격리 해제 전날 인후통이 회복되어 의사 선생님께서 다음날 퇴원해도 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환자로서 이 순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격리 해제 첫날 드디어 병실을 나와 복도를 지나갑니다. 불과 5일전 입원 당시만 해도 철저하게 문을 잠가버려 감히 나갈 수 없던 이 곳을 완쾌한 뒤에 나오게 되니 그 어떤 순간보다도 가장 기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병원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건 같은 방을 사용하는 다른 환자들과 함께 있는것 이었습니다. 얌전히 간호사의 말을 잘 따르면 문제 없이 무난한 병원생활이 되었겠지요. 안타깝게도 제가 입원하고 있었을 때 같이 들어온 할아버지께서 병원 생활을 힘들어 하시면서 의료진들과 같은 방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끼칠 때가 가장 함들었던 것 같습니다.

 

 불과 지난주 까지만 해도 평범한 일상생활을 보내던 내가 지독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일주일간의 병원생활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5일간 헌신하신 의료진 분들 덕에 퇴원한 지금도 저는 더욱 힘을 내고 있으니까요!

 혹시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투병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의료진들의 지시에 따라 주세요. 지금 당장 조치가 되는 것 같지 않더라도 인내와 안정만이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지고 코로나19를 극복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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