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및 중앙선 경주구간의 마지막 모습들(3)[2021.12.27]

좌충우돌 여행기 2022. 1. 5. 19:58


특별한 계획 없이 휴가를 내어 하루 동안 경주 구간을 이곳저곳 둘러보다 어느덧 경주 시내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보고 인상깊었던 동궁과월경에 도착하였습니다.




동궁과월지에 도착하자마자 마주친 기관차는
등돌린듯 빠르게 사라집니다.
철길은 묘하게도 동궁과월지 주변을 둘러갑니다.
경주 시내에는 특히 철길이 이러한 유적 인근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천년 고도의 경주이다 보니 상당히 오랜 역사가 남겨져 있었는데
고작 100여년동안 철길에 의해 유적들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100여년이닌 지나버렸지만 지금에서야 문화재 복구를 위해 철길을 거두어낸다 하니..
그러한 사실을 아는지 기차는 말없이 꿏꿏이 달립니다.



이번에는 여객 열차가 다니지 않고 있던 금장삼각선 구간입니다.
이 곳을 통해 서경주역에서 경주역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포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새마을호가 다니던 때엔 이 철길을 달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화물열차들이 지나다니고 있었지요
비록 여객열차는 다니지 않지만 화물열차는 이 곳을 상당히 많이 다니던듯 합니다.
끝없이 이어진 화물들을 나르던 열차는
쏜살같이 금장삼각선을 지나가 버립니다.
이제 이곳도 안녕이군요



경주역에서 불국사역 쪽으로 달려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동방역은 주변에 아파트도 있었지만 끝내 부활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안강역 인근에서 노을이 질 즈음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자리를 잡아봅니다
노을을 배경으로 열차 한 대가 지나갑니다.
이 위치에 승강장만 지어두면 얼핏 역같이 정고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곳도 곧 철로가 철거되어 사라지겠지요
노을과 함께 열차는 더 멀리 떠나갑니다.



지나가는 노을이 아쉬워서 자리를 바꾸어 봅니다.
건널목이 자신의 마지막을 알리듯 요란하게 울리고
열차는 순식간에 나타났다
건널목을 쏜살같이 지나
저녁 노을을 등지고 힘차게 달려나갑니다.
이제 더이상 이 자리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없겠지요

 



저녁시간에 이르러 경주 시내에 들어왔습니다.
전동열차가 지나는 곳이었다면 훌륭한 역세권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시끄러운 기관차가 요란하게 달리는 곳은 사람들이 시끄러움을 크게 느끼는 곳이지요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사이 지어진 아파트 곁을 지나가고
다시 도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러고보니 저 철교 아래에서 만나보던 열차가 떠오르던 터라 이번에는 철교 근처에 가보았습니다.
경주 시내에서 마지막을 보내게 될 열차는
지하도 아래 지나던 차들을 지나
다리를 건넙니다.
이젠 안녕일까..


여행이 시작되고 어느덧 어두운 밤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마지막 순간들을 밤새도록 지켜보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요란했던 경주의 마지막 밤을 이어 남겨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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