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여행기/국내여행

뒤바뀐 운명 - 중앙선 건천역과 아화역(2024.07.27)

Justin T. 2024. 7. 28. 17:18

 

지난 2021년 즈음 중앙선 경주 구간이 이설되기 전 폐역 예정이던 역들을 방문했었습니다. 어떤 역은 이설 전부터 여객업무가 중단되어 열차조차 지나가지 않게 될 운명을 기다리던 역도 있었고, 이설 직전까지 승객을 맞이하다 사라진 역들도 있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폐역만을 기다리던 역이 새롭게 이설된 선로 위에서 다시 부활한 역도 있었습니다.

2024년 어느 무더웠던 여름, 지난 2021년 12월 27일까지 여객영업을 하다 사라진 건천역과 바로 다음날 다시 승객들을 맞이하게 된 아화역을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현재는 폐역이된 건천역부터 방문합니다. 이전에 건천역이 아직까지 여객영업을 하던 순간을 찍었던 당시의 흔적도 같이 보셨으면 합니다.

 

2021.11.23 - 코앞 아파트가 역세권인 간이역 - 중앙선 건천역 [2021.11.21]

 

 

3년전 겨울에 방문했던 건천역을 다시 와보았습니다.

 

으레 그렇듯 기차가 더이상 멈추지 않는 간이역 앞은 주차장이 되어있습니다.

 

 

더이상 방문객을 받아주지 않는 폐역이 된 건천역

 

 

허름한 건물에 붙어있는 역명판이 이곳이 역이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건천역 초역세권이었던 아파트는 푸르른 나무로 가려지고

 

그 앞에는 나무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지난 겨울날엔 볼 수 없었던 푸르름을 느껴봅니다.

 

이 골목으로는 더이상 승객들이 오고가지는 않겠지만 저처럼 건천역을 찾아오는 이가 또 있을까요?

 폐역이 된 건천역을 뒤로하고 바로 옆동네에 있는 아화역을 향해갑니다. 중앙선 철길이 이설되기 전 방문하였던 아화역의 모습을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11.25-잊혀진 간이역, 다시 부활할것인가 - 중앙선 아화역[2021.11.21]

 

 

아화리 중심지에서 조금 걸어가면 이설전까지 기차가 멈추지는 않았으나 지나가던 구 아화역이 있습니다.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 간이역을 찾아가는 것도 간이역 여행의 재미 중 하나일까요?
3년전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의 구 아화역

 

새로 이설된 아화역의 위치를 알려준다면 더 좋았을거같아 보이지만 이젠 이 역의 존재를 아는 이도 많지 않을 것 같네요.
비록 기차는 더이상 이 곳을 지나지 않지만 외부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울창해진 풀숲 사이에 승강장의 자취가 희미해져벼렸군요.
좀 더 시간이 지나 방문한다면 어떤 모습까요?
전에 방문했을때와는 달리 창문 일부분이 꼐져있네요. 이래서 폐역이 되면 관리 차원에서 유리창을 모두 갑판으로 교체해버리는 듯 합니다.
아화역 인근에 위치했던 건널목. 이젠 감촉같이 사라졌습니다.
수북히 쌓여있는 자갈길을 통해 이 곳에 철길이 있었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3년전 이 곳에서 RDC 무궁화호가 달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건널목이 있던 자리에서 마을 방향으로 쭈욱 걸어가 새로 이설되어 영업중인 아화역에서 열차를 탑니다.

 

아화리 바로 옆에 있는 심곡리에 지어진 신 아화역
간이역때와는 달리 주차장까지 완되어 있습니다. 이용하는 승객들이 있었는지 차들이 제법 있습니다.
화려하게 부활한 아화역에서 청량리행 열차를 타러 갑니다.
아화역이 영업을 재개하던 당시엔 동대구↔포항 무궁화호만 정차했었으나 정차하는 열차가 증가하여 청량리행 열차로 서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량리를 출발한 KTX가 이 곳을 달릴때 즈음이면 디젤기관차를 보기 더 어려워질겁니다.
청량리에서 부전까지 한때 8시간 넘게 걸리던 열차도 선로의 지속적인 개량으로 이젠 6시간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열차를 타고 올해 말 중앙선 선로 이설 계획으로 폐역이 예정된 화본역으로 갑니다.

 

 바쁜 일상속에서도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간이역들을 보면서 먼 미래엔 치열했던 내 모습도 추억이 되겠지 하는 상상을 하며 사라져가는 일상속 풍경들을 오늘도 한 장씩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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